전기밥솥이 생겼다. 그동안 전기밥솥이 없어서 냄비에다 밥을 해 먹었는데 참으로 잘되었다.
그러고 보면 나는 내가 놀랄 정도로 냄비로 밥을 참 잘했다. 초등학교 시절 보이스카웃에서 냄비로 밥을 해 본 게 전부인데 이때 혼자 살면서 밥은 정말 잘 만들었다. 태우지도 그렇다고 설익지도 않게.
게다가 냄비가 하나밖에 없어서 밥을 하고 나면 다른 것을 해먹을 수가 없어서 냄비를 살까 전기밥솥을 살까 고민하고 있었는데 참으로 잘되었다. 바로 어제 집 근처에 있는 중고가전 판매소에서 4800엔짜리 밥솥을 놓고 살까 말까 고민했었는데, 이렇게 좋은 밥솥이 생기다니!!
이 밥솥을 얻게 된 경위는, 오늘은 운동이 끝난 후 같이 밥을 먹지 않고 집에 빨리 가서 좀 쉬려고 평소보다 일찍 도장을 나와 전철을 탔는데, 마침 우리 동네 근처에 사는 유도부 사람도 타 있는 것이었다. 평소에 별로 말해 본 적이 없는 사람이라 조금은 뻘쭘하지 않을까 싶었지만, 그럭저럭 끊임없이 이야기를 하며 집으로 향했다.
그러던 중 내가 전기밥솥, 텔레비전, 전자레인지 그 어느 것 하나도 없다는 말을 꺼내게 되었다. 그랬더니 글세 자기와 같이 살게 된 사람도 밥솥을 가지고 있어 현재 자기네 방에 밥솥이 2개 있으니 친구에게 말을 해보겠다는 것이다.
그렇게 헤어지고 나서 집으로 돌아왔는데, 모르는 번호로부터 전화가 왔다. 누굴까 싶어 전화를 받았더니 좀 전의 그 사람이었다. 지금 친구 차로 밥솥을 가져다주려고 하는데 괜찮냐고 물어보았다. 물론, 아주 괜찮다고 했다.
이러한 경위로 우리집에도 밥솥이 생기게 된 것이다. 그나저나 밥솥을 준 것도 고마운데, 전화번호도 모르는 상태에서 다른 사람에게 전화번호를 물어봐 전화를 걸어준 것도 고마웠다.
고마워요, 시오타니씨와 밥솥 주인 씨. 매일 당신들 생각하며 밥 해 먹을게요!!
후에 이 시오타니라는 사람과는 아주 껄끄러운 관계가 되었다. 당시 이 친구가 유도부의 1학년 여자 부원을 좋아했고 결국은 둘이 사귀게 되었다. 그런데 이 1학년 아이는 기본적으로 이런저런 사람에게 관심이 많은 듯했다. 아마 나에게도? 어쨌든 나는 정말 아무것도 한 것이 없는데 어느 순간 이 녀석이 나를 나쁜 사람으로 취급을 했다. 참으로 곤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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