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적응 훈련 - Vintage Writings

이곳에 온 지 오늘로 딱 한 달이 되었다. 그런 의미에서 지난 1개월간 느낀 일본인들에 대한 생각과 미처 올리지 못한 사진들을 올려보는 시간을 갖고자 한다.

 

Welcome to fucking Ito campus of Kyushu University!!  사진 중앙에 보이는 언덕 너머 희미하게 보이는 건물이 바로 큐슈대학 이토캠퍼스. 주변에 논밖에 없다는 나의 말은 결코 거짓말이 아니다

 

지난 한 달 동안 일본에서 살고 일본인들을 만나면서 놀란 점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일본에 오기 전 이미 여러 경로를 통해서 들어왔고, 또 여행을 통해서 와 보았고, 게다가 우리의 이시카와 군(예전 블로그에서 등장했던 인물)에게 엿까지 먹어 본 나로서는 그들을 충분히 안다고 생각하였지만 그것이 절대 아니었다.

 

사실 예전에 이런 글을 쓰려고 했지만 망설인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 왜냐하면 같은 나라 사람이라고 해도 정말 여러 종류의 사람이 있을 것이고, 나의 생각 또한 여러 가지 편견에서부터 비롯되었을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무리 이해하려 해도, 아무리 좋게 봐주려고 해도 정말 알 수가 없는 점들이 있었다.

 

 

전철역에서 내리면 집까지 25분 정도 자전거를 타고 가야한다. 대부분의 길이 평탄해서 별 문제가 없지만, 집에 가기 전 마지막 길이 비탈길이다. 이거 한 번씩 완주하고 나면 아무리 거센 바람이 불어도 몸에서 땀이 난다. 아... 점점 추워질텐데 한겨울에는 과연 어떡하란 말인가!!

 

일본인들이 개인주의적인 성향이 강하고 남들에게 신경을 별로 쓰지 않는다는 이야기는 많은 사람들이 들어보았을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언젠가 국내의 TV 프로그램에서 출연자들이 일본의 지하철 속에서 별 생쇼를 해도 아무런 반응이 없던 일본인들의 모습도 가능했을 것이다. 막상 겪어보니 생각보다 그 정도가 심했다. 일본인 자신들은 항상 일본인들이 워낙 부끄러움이 많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한국인이 일본인들은 개인주의적이라고 비난할 수만은 없는 것 같다. 외국인들이 한국인을 보면 오히려 언제나 단체로 행동하는 것이 이상하다고 할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그러고 보면 우리나라 사람들은 정말 단체 문화가 발달해 있긴 하다. 이미 골수까지 한국인인 나로서는 일본인의 개인주의가 별로 마음에 들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일본 사람들은 너무 개인주의적이라 정말 이해가 안 돼'라고도 할 수는 없는 것이다. 뭔 소리인가 싶지만  어렸을 때 쓴 글이니 그냥 그렇다고 하자.

 

 

얼마전 스쿨버스를 탔는데 자리가 꽉차서 맨 앞에 앉게 되었다.  자리는 매우 불편했지만 경치는 봐 줄만 했다.  사진은 후쿠오카도시고속도로의 아라쓰대교(荒津大橋)이다.)

 

정작 내가 그들을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은 따로 있다. 그것은 바로 그들은 정말 가까운 이웃 나라의 상황이나 국제적인 일에 무관심하다는 것이다. 정말 어떻게 이럴 수가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이다. 나도 몇 번이나 이해를 하려고 노력을 했다. 나도 과연 중국에 대해서 얼마나 많이 알고 있을까. 우리보다 후진국이라고 많은 부분을 모르고 있지는 않을까.

 

하지만 아무리 돌이켜 보아도 이건 아니다 싶을 정도로 심하다. 게다가 그들은 대학생이다!! 적어도 큐슈에서는 가장 뛰어나다는 학생들이다!! 그들이 나를 깜짝 놀라게 만든 몇 가지 이야기들은 다음과 같다.

 

한국도 젓가락을 써요? - 니미랄 우리는 같은 문화권이란 말이다.

 

한국도 한자를 써요? - 니미랄 우리는 같은 한자 문화권이란 말이다.

 

한국은 자동차가 오른쪽으로 달려요? 일본 말고는 대부분 오른쪽이네...

(나) 예... 일본하고 영국이 대표적으로 왼쪽으로 달리죠...

예? 정말로요?  -  그 정도는 일반 상식이 아니란 말이냐. 25년 동안 무엇을 배웠더냐.

 

하코자키 캠퍼스 근처의 한 신사.  후쿠오카 공항이 시내 바로 근처에 있어서 머리위로 비행기가 계속 날아다닌다.  정말 무섭다. 아직도 적응이 안되고 있다.

 

 

이것 말고도 여러 가지 나를 놀라게 하는 발언들이 있었지만 다시 생각해 보면 우리도 중국에 대해서 얼마나 알고 있을까 하는 생각에 생략을 한다. 하지만 위에 소개된 저 몇몇 발언들은 그들이 얼마나 주변 나라에 무관심한지를 나타낸다. 적어도 대학생이라면 당연히 상식으로 알아야 하는 것들 같지만, 그들은 관심이 없다. 이러한 무관심이라면 그들이 종군위안부나 난징대학살 따위의 일들이 있었다는 사실을 부인하는 이유가 부인이 아니라 실제로 정말 모르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그들은 정말 그들의 할아버지들이 우리나라와 동아시아에서 저질렀던 일들을 아무것도 모르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어쩌면 그렇기 때문에 수 십 년 전 그러한 광기를 뿜어낼 수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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