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공대생들은 80% 이상이 대학원에 들어가기 때문에 대부분의 학부생들이 4학년이 되면 수업은 많이 듣지 않고 연구실에서 이런저런 일들을 하게 된다. 우리나라에도 학부 연구생이라고 하는 이와 비슷한 제도가 있긴 하지만.
하지만 우리나라와는 조금 다른 분위기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연구실 사람들이 언제나, 항상, 어디를 가든 함께 움직이지만 이곳 사람들은 밥도 따로 수업도 따로 어디를 가도 따로 움직인다. 뭐 서로에게 별로 신경 쓰지 않아 좋은 점도 있지만 나에게는 왠지 낯설다.
그리고 또 다른점으로는 이곳 사람들은 연구실에서는 도대체 공부를 하지 않는다. 며칠간 앉아서 살펴본 결과 대부분의 시간을 인터넷을 하면서 보내고, 그다음으로는 만화책을 보면서 시간을 보낸다. 아직은 공부하는 사람을 보지 못하였는데 원래 이런 건지 아니면 학기 초라 그런 건지 잘 모르겠다.
어찌 되었건 어제 이 나카시마 연구실의 개강파티(용어는 좀 다르지만)가 있었다. 앞서 말하였듯이 연구실의 개강파티라면 당연히 함께 모여서 움직일 만도 한데 모두 따로따로 후쿠오카 시내의 하카다역으로 모였다. 그리고 어딘가 좋아 보이는 식당으로 가게 되었는데, 여행으로 왔다면 가볼 수 없을 것 같은 식당이었다.
일본에서는 회가 비싸다는데 회도 먹어보고, 맛 좋기로 소문난 생맥주도 먹고, 일본식 소주도 마시고, 일본주도 마시고, 아무튼 엄청 먹었다. 역시 일본인들은 한국 사람에 비해 술이 매우 약한 것 같다. 다들 그리 많이 마시지도 않았는데 어느새 정신이 없어지고 있었다.
음... 빨리 취하면 취할 수록 돈이 덜 드니까 그건 좋은 점이 될 수도 있으려나...
10시 30분 정도가 되어 식당을 나왔다. 그다음에는 2차로 가라오케. 일본인들은 술도 별로 안 마시고 막차가 끊기기 전에 빨리 집에 가고 한다고 들었지만, 내가 만난 현실은 전혀 다르다.
지난주에는 유도부 사람들이랑 노래방에 갔다가 장장 7시간이나 그곳에 있다가 아침에 뜨는 해를 맞이하며 집으로 갈 수 있었다. 어제도 2시가 다 되어서야 노래방에 나와서 어딘가로 가서 매우 맛있는 라면을 먹고, 그다음에는 택시를 타고 집으로 올 수 있었다. 비싸기로 소문난 일본의 택시를 드디어 타보았다. 3명이서 같이 타고 왔는데 내가 내릴 때 즈음에는 이미 5000엔이 넘고 있었다.
그리하여 오늘 오전에 연구실에 와보니 아무도 나오질 않았다.
사실 교환학생 시절 유도부에만 전념하여 이 연구실은 어느 순간 가지 않았다. 가서 하는 일 없이 어색하게 앉아있는 것도 힘들었고 수업 끝나면 운동을 하러 가야 했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오랜만에 나가면 더 어색해지고. 정말 악순환이었다. 그래서 두 번째 학기에는 아마 한 번도 나가지 않았던 것 같다. 학교를 떠나오는 날에도 들렀나 싶다. 시간이 오래 지나서 드는 생각이지만 조금 더 잘했어야 하는데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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